영양김씨 무술보 서문

英陽金氏戊戌譜序文(영양김씨 무술보 서문)

무술보 서문(1898년)
내가 기이하다고 곰곰이 생각한 것은 영양김씨인 성의 시작 및 영의공의 영양에 식채를 정하게 된 내력의 뜻이다. 있음이 가로대 영의공은 중국 여남에서 대대로 살던 분으로 당 천보 14년에 안렴사가 되어 일본 사신으로 봉명하고 귀국 도중에 거친 바람을 만나 신라 유린 땅에 표박하였다. 경덕왕이 당나라에 알렸더니 조명으로 가로대 십생구사의 신하는 신하의 의로서 소환할 수 없다고 본인의 뜻에 따라 원하는 곳에 살도록 허락하니 이에 경덕왕이 영양백에 봉하고 그 남쪽으로 부터 오셨다하여 남씨로 사성하고 그 아드님의 출생이 사성 전에 나신 분은 본성인 김씨를 따르게 하고 사성 뒤에 출생하신 분은 사성인 남씨로 따르게 하니 이와 같으면 공께서 바다위에 떠나니다가 표박하여 오셨으니 그 표박하여 오신 날이 즉 공께서 다시 태어 나신 해와 같다. 봉명했을 것 같으면 또 어찌 초야에서 임금의 명을 버리고 이 곳에 살겠다고 원했으리요? 바야흐로 현종은 촉나라에 피해 있을 때에 신라의 사자가 어려운 관문을 무릅쓰고 찾아가서 알렸으니 역사에 전해 지기로는 쾌히 허락하였다고 하였다.
대저 공께서 풍장의 액운과 현종의 검각에서 나라 걱정이 과연 어느 것이 경하고 어느 것이 중하리요마는 현종은 천자의 처지이나 몽진 길에서 신라의 분문을 받았고 우리는 내 한 몸이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를 건넜지만 신하의 충의로 복명하지 아니하고 어찌 이 곳에 살 수 있으리요?
아버지가 이미 사성을 받고 아드님은 아버지의 사성에 힘입은 순리가 되고 또 어찌 사성 전후로 두 아드님의 성을 나누게 됨은 김자는 아버지로서 김 영의공이 되고, 아버지를 남씨로 한 분은 아버지로서 남영의공이 되었으니 아버지의 아들이 아버지을 따르지 아니하고 도리어 아들을 따르게 된 것은 역시 잘못된 일이 아닐까?
이런 뜻으로 헤아려 본다면 천보 14년은 이미 바로 안록산과 양귀비의 난정의 시대이다. 교통이 먼 이웃이라 작은 공을 내세워 윗전에 아첨하고 나아가서는 나라 일은 소인배들이 간여하는 정국이고 보면 마땅히 그 사신으로 봉명할 때에는 진실로 현종의 뜻에 따라 출국했는지 알 수 없고 또 이미 갈구들이 멋대로 날뛰는 모략으로 신주마저 함락된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저들은 삼정승의 자리에 있고 왕실의 가까운 친척으로 오히려 버리는 자 있으리라.
공자는 도가 행하지 않는다고 바다를 떠 다닌다면 돛단배 안에서 넓은 허공을 밝혀주어 편리하게 순풍으로 정박한 것도 역시 하늘의 뜻이리라. 바르지 못한 명령은 족히 도리킬 수 없고, 내원과 시원을 비롯하여 팔부대인의 나라에서 도모한다 하여도 슬기로운 군자는 아닐 것이며 신성한 이인도 아닐 것인저!
그러나 날아가는 새들도 때로는 고향이 그리워 슬퍼할 때 있고, 짝을 지어 다니는 여우도 죽을 때에는 고향으로 머리를 향하고 죽는다는데, 오직 나도 고국의 생각을 위험과 어려움 속에서도 어느 하루인들 잊을 수 있으며, 고국의 벗 곽자의 마음 쓰이며 걱정스럽다. 안과경의 죽음 소식을 듣고 몸소 일찌기 서쪽을 바라보고 통곡하는 제문으로 제사를 지내는데 지성을 다하기도 하였다. 이 마음을 미루어 볼 것 같으면그 본성의 불변함은 이것은 아버지의 명령을 두려워 함이다. 아버지의 명령이 있는 곳에 임금의 명령이 때에 따라 가리움이 있음이다.
비록 임금의 명령으로 말한다면 남씨의 남씨가 된 유래는 가전에 가로대 남쪽으로부터 오셨다하여 그렇게 된것은 나도 그 처음에 여남으로 오셨으면 가전의 자가 아래여(汝)의 한자를 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진실로 이와 같으면 오직 김씨는 구 김씨가 되고 남씨 역시 구 남씨가 되지는 않았으리라. 그 성의 부름은 달라도 옛 것을 지킴은 같은 것이다.
하물며 가락(駕洛) 김허(金許)의 성 나눔은 부모의 성을 따랐고, 기자의 후예는 수 십 성으로 나뉘어졌고, 유독 선우씨만이 주사하였고, 고려 말년 왕씨모두가 수모를 당하여 왕변자로 성을 바꾸었으나 지금까지 옛 도읍지에 총총히 많은 것은 조정에서도 항상 수용의 명을 더해서 삼각의 유의에 있음이니, 이는 특히 공의 행적과 공의 길이 크다는 것을 든것은 아울러 그 작은 것을 포섭함이다.
낙을 즐기면 그 소재가 예(禮)로부터 생김은 도리어 그 근본이 김씨와 같은 것은 거의 모두 예악을 즐겼음이 아니리요. 유독 한이 되는 것은 무릇 신명의 업으로 천여년을 면면히 이어지도록 족보의 발간이 영조 갑신에 처음 있었으나 그간의 세대가 많이 바뀌었고 자세하지 못함이 많았으니 대체 우리 동방의 문운이 늦게 열렸고, 단군 기자의 왕통의 역년을 알 수 없으니 신라 고려의 문헌을 중하게 한다면 하상의 시대이다.
아조의 세종대왕이 처음으로 동국성씨록을 짓도록 명하였고 주례천관인 범양종이 이로서 인심을 분별할 때이다. 그러면 개국초에 족보가 없음은 모든 성이 다 그러했지만 반드시 김씨만은 그렇지 않았으니 우리 선조 문순공께서 사직공의 외증손으로서 다만 근대를 기록해 주었으니, 그 뒤에 김씨네가 이어서 완전한 족보를 편집하고 울유의 한이 되는 것은 전인의 서술이 상세하지 못함이니라.
갑신보를 말미암아 철종 임자에 차보를 발행했으며, 임자 후 47년만인 지금 무술년 봄에 또 족보를 하려고 봉화의 김진해, 신녕의 김재석, 안동의 김성원, 울진의 김원근이 바로 일찍부터 유린의 유허비각을 고쳐 세우기로 하였으니, 열심히 뛰어다닌 성력으로 이미 족히 여러 종친의 마음을 감동케 하였다.
이 족보의 서문을 만도에게 청해오니 내 스스로 돌아 보건데 병든 몸으로 하늘과 사람이 두려워 쥐구멍이라도 들어 가야 될 처지에 어찌 감히 이 청을 감당하리요. 그러나 이곳 역시 일월산 기슭으로 남쪽에는 영의공 제단비가 바라보이니 그 소명하신 정령께서 혹 왕림해 계실 것만 같으니 이로 인해서 우리 선조의 기록한 뜻을 다시 후렴하면서 비로소 슬픈 마음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감히 나아가 구보의 잘못된 곳에 일일이 쪽지를 붙여서 가부를 가리도록 하였다. 이로 인해 외람되게 적중한 소감으로 보는 것이다.
오호라! 인심을 모으고 효제의 마음을 권하는 것은 족보를 뫼시는 집의 다반사이나 용납치 못함을 다시 힘쓸지어다. 오직 후직은 추원으로 생각하고 주공은 생민의 시를 지었으며 송나라는 시를 읊지 않았어도 장구히 발전하였으니, 시에 가로대 소국을 세워도 이에 현달했다 하고 대국을 세워도 이에 현달했다 하였으니 김씨네는 이를 위해 이미 신라 고려를 지내는 동안 우리 동국의 요요히 흘러 온 먼 씨족의 역사이다.
무릇 세상 가르침이 허망함으로 부터 오로지 바로 새로움을 도모하고 구장을 행하지 않는 풍습이 도도히 흐르니, 모두 이는 모름지기 처세함이 그 옛날 풍장의 위험을 겪는 것과 같아서 그 옛 성을 성으로 하는 마음으로 생각할 것 같으면 이른바 효제의 마음이 여기에 있을 것이고, 화기로운 분위기는 왕국의 길사가 일어날 듯하여 만지천파가 만억년을 지내도록 번성을 누리며 거침없는 복이 이 땅위에 내릴 것이니 어찌 거룩하지 않으리요.
고종 무술 1898년 중춘 통정대부 진성 이만도 근찬